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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같은 시간이 와도 겨울 같은 시간이 와도 내게도 봄꽃 만발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잠시 쉬어 지나온 길을 쳐다보니 행복이 내게도 머물러 있었더군요 내게도 미소가 머물러 있었고 행복이 그림자 되어 함께도 했었고 그리움 보다 사랑도 같이 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시간 지금 숨 쉬며 돌아보고 있는 순간들 그래도 외롭지 않은 삶이었네요 곧 겨울 같은 시간이 오겠지요 추운 겨울 같은 시간이 와도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가야 할 계절 곱디고운 하얀 눈 나리는 그 겨울 속으로 나 역시 겨울을 품어 가야 하겠지요 지나온 시간들이 모두 봄날 같았습니다 이젠 겨울 같은 시간이 와도 전 행복 속에 있을 것입니다 2024. 4. 16.
마지막 시간 마지막 시간 시간이 저무는 그때가 오면 누에 있어 그리워하려나 어느 날 홀연히 온 것처럼 불어오는 바람결에 갈 텐데 한 평남짓 텅 빈 공간에 사진으로 홀로 자리한다면 기억 속 그대 버선발에 달려와 하얀 국화 한 송이 올려주오 그대가 떨군 눈물 한 방울은 시간 속에 새겨진 사랑이요 세상에 나를 위해 남겨진 마지막 위안이라오 2024. 2. 26.
눈물의 이유 눈물의 이유 눈물이 나는 것은 눈이 울기 때문입니다 심장이 울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영혼이 울기 때문에 눈물이 나는지 모를 일입니다 흐느끼는 눈물은 눈을 넘고 넘어 흐르고 심장에서 뿜어져 흐르고 어쩌면 영혼을 흠뻑 적시며 강물 되어 흐를지 모를 일입니다 눈물의 이유가 뭘까요... 지나온 삶은 후회로 도배되어 숨쉬기조차 버겁고 버겁습니다 그저 씻겨 씻겨 눈물에 씻겨 모두 지나가기를 지나가기를 흘러라 눈물아 흘러 흘러가거라 지나온 인생 모두 담아 흘러라 흘러 흘러 구비 구비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거라 2023. 5. 5.
歸路 歸路 삶의 끝을 순간에 느끼는 것은 살아온 시간의 끝이 다가옴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치 않아도 알게 되는 것이며 결국 가야만 할 길이라는 것을 체념하며 받아들이게 됩니다 나의 시간도 끝나감을 느끼며 가능하다면 짧은 시간일지라도 사랑하는 이 곁에 있고 싶습니다 나의 시간들이 모두 끝난 후 육신의 뼛가루 일부일지언정 동해에 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소원이요 세상에 바라는 나의 유언입니다 이제 가면 다시는 안 오렵니다 2023. 5. 3.
소나기 소나기 수많은 인연 중에 단 한 명일지라도 이해해주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남은 삶에 희망을 가져보리라 한가닥 희망에 덧대어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나린다면 답답한 심정은 해갈하여 질런지 하늘을 우러러 쳐다볼 뿐 산다는 것이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닐진대 모두가 인연으로 만나고 바람결에 스러지는 구름인 것을 2023. 3. 21.
人生 人生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를 향하여 가는가 출발한 곳은 있을 텐데 기억에 존재하지 않네 분명 온 곳이 있으려니 가야 할 곳도 있을터이 가야 할 시간이 온다면 아쉬움 속에 가야겠지 어디로부터 여기 와서 어디를 향하여 가는가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분명 정하여져 있을터 슬픔일랑 던져버리고 추억일랑 잊어버리고 기쁨만을 간직한 채로 그저 소멸되지 않기를 이제 가면 언제 오려나 좋은 곳에서 쉬고 싶네 또다시 같은 삶이라면 다시는 오지 않으려네 2023. 2. 17.
心 한 사발 마시려니 두 사발 마시려니 휘영청 둥근달이 벗 되어 함께허이 홀로 된 인생살이려니 한잔술에 적시리 2023. 1. 26.
가로등 가로등 가로등이 빛을 발하여도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혼자이기 때문 일 겁니다 늘 무심코 지나다니지만 가로등은 빛을 비춰주며 한없이 내려 보고 있네요 삼백육십오일 1년 12달 어둠 속에 비추고 있지만 언제나 늘 혼자였습니다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니 지나온 삶이 오버랩되며 어쩌면 같이 살아왔네요 보여지는 것에 익숙했던 삶은 결국엔 혼자라는 것 가만히 불빛에 서 봅니다 2023. 1. 25.
홀로 가는 길 홀로 가는 길 한 세상 사는 거이 무에 이리 어렵누 가다가 지칠 테면 쉬어가면 될 것을 이 내사 홀로 가는 길 터벅터벅 가보세 2022. 12. 22.
청춘 청춘 청춘의 푸르렀던 날은 시간의 여울 속에 잠겨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갔지만 그래도 남겨진 날들을 바람이 남긴 흔적 따라 호젓한 산길을 걷듯이 한 걸음씩 걸어가 보자 흰 눈 내린듯한 모습은 삶의 마지막 여정이자 함께 걸어온 삶의 투영 누구나 가야만 하는 길 후회 없는 삶은 없듯이 그저 자연의 순리대로 인정하며 가는 길일뿐 천천히 둘러보며 가자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을 기억의 공간에 새기며 편한 마음으로 가보자 2022. 12. 18.
삶 사람이 가는 길이 정해져 있으려나 가다가 힘이 들면 돌아오면 될 터인데 우리네 인생사려니 숨통 틔워 가려네 2022. 12. 6.
마지막 가는 길 마지막 가는 길 영혼의 마지막 가는 길은 자유롭게 가는 것입니다 지나온 길들을 망각하며 남은 이들을 애써 망각하고 자신의 구원에 감사하며 자유롭게 가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마지막 길은 자유로운 길이 될 것이고 땅으로부터 빌려온 육체를 이제야 훌훌 털어 벗어나며 영혼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자유롭게 가는 것입니다 2022. 11. 21.
길 파란 하늘을 보며 하얀 길을 가자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 사이로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맞닿은 나만의 길을 가자 천천히 걷다 보면 끝에 다다르겠지 가다가다 힘들면 쉬어가면 되겠지 동행하는 이 없어 외로워하거나 아파하지는 말자 열심히 걸어왔고 최선을 다했다 알아주는 이 없어 슬퍼하지 말자 가야 하는 길이요 정해진 길이다 천천히 쉬며 가자 2022. 11. 18.
회상의 거울에 비친 그 모습 그대로 회상의 거울에 비친 그 모습 그대로 꽃다운 나이의 그때 그 모습으로 기억 속 회상의 거울에 비추어진 그녀 모습은 늘 마음이 설레입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 보고 싶었습니다 기나긴 시간의 터널을 지난 만남은 반가움보다 놀라움이 먼저 맞이했고 너무나 변해버린 모습은 미안함에 결국 폭풍 같은 눈물로 오열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살다 보면 불현듯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없는 곳에 어쩌면 완벽한 나만의 시간들로 채워 보내고 싶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길도 모르고 아는 사람 없는 머나먼 낯선 타지에서 시작된 삶은 누군가에겐 탈출하고픈 감옥이었고 지옥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게다가 복중에 새 생명까지 있었다면 그 누군가에게는 공황의 시작이었고 아무도 없는 곳에 버려져버린 느낌을 혼자 가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꿈꿔왔던 .. 2022. 11. 15.
때가 다가온다면 때가 다가온다면 홀연히 아무도 모르게 바람처럼 떠나고 싶습니다 그리움도 접어두고 애달픔도 접어두고 지나온 삶에 사랑도 고이고이 접어 두고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처럼 바람의 품에 안겨 홀연히 가고 싶습니다 혹여 다시 올 수 있다면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어느 날 문득 살결에 바람이 스치워 나를 떠올려 준다면 정말 기쁠 것입니다 바람이 되어 감싸고 살며시 품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떠나고 싶습니다 2022.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