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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4집' 푸른 바다가 나를 부르면... (미출간초고)

by 하늘초롱 2020.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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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하>


거진 다 걸었는가

길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네

시작부터 끝에 다다른 지금까지

늘 동행이 있는 줄 알았건만

끝이 보일 무렵에야 

홀로 걷고 있음을 알았다네


누구나 가는 길이며

누구나 홀로 가는 길이건만

막상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

지나온 길들이 아쉽기만 하네

한걸음 옮길 때 더 많이 사랑하고

두걸음 걸을 때 더 많이 안아줄걸


혹여 맘이 상했걸랑

혹여 많이 미웠걸랑

한껏 욕하고 침뱉어 주시게

늦었지만 미안하고 미안허이

그래도 진심일랑 두고 가네

지난 삶에 사랑일랑 두고 가네


거진 다 걸었는가

다와 가는 듯 싶으이

이제 가면 언제 또 오려나

못 온다 하여도 늘 기억하려네

깊은 후회 속에 가는 길

지나온 삶에 정말 미안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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