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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2집' 바람이 머무는 언덕 (출간 : 2019.07.25)

그대 허락한다면

by 하늘초롱 2019.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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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허락한다면       <초하>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이 허전함은 어디서부터 일까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음은

내가 먼저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잊으려 노력하여도 결코 잊지 못함은

나의 뜻이 아니요 마음의 뜻이며

잊히지 않음은 너무 깊이 사랑함에

너무 깊은 곳에 새겨져 있음이리라

 

하루를 보내도 하루가 가질 않고

매일매일이 다름에도 같음은

텅 빈 마음속이 비워진 채로

하루를 맞이 하기 때문이리라

 

보고 싶은 마음이 천근이요 만근이지만

볼 수 없고 그릴 수 없으며

무기력이 몸을 지배하고 가슴을 짓누름은

보지 못함에 주어진 형벌 이리라

 

하루를 지냄이 하루를 보냄이 이리 힘들고

혼자만의 고통 속에 번민 속에 살 줄이야

둘이 하나 되어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예상치 못했고 방황 속에 길을 잃었다

 

이제 나의 마지막이 어디일지 두렵다

같은 삶을 꿈꿨으나 홀로 남았고

온갖 상상 속에 생각 속에 잊으려 해 보지만

끝은 보이지 않고 마지막이 보이지 않는다

 

삶은 길을 잃었고 방향을 잃었으며

어두운 밤, 먼 바다에 홀로 항해하며

적막 속의 파도를 헤쳐 나가는 배처럼

등대의 빛을 원하나 잃은 지 오래 이리라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바람이 있다면

빛을 잃어 방황하기 전으로 돌아가 

보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대가 허락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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