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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1집' 내 청춘이 울며 떠난 그 곳에 나 오늘 서고 싶습니다 (출간)

빗 속의 산책

by 하늘초롱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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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 속의 산책      <초하>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는

심야의 고요한 시각


창 밖에 내리는 빗소리에

빗 속의 산책이 그리워

문득 집을 나선다


우산 하나를 보호막 삼아

세차게 내리는 빗 줄기 사이로

첫 발을 내딛어 나서는 빗속의 산책


투두둑 떨어지는 빗 방울은

새벽 고요함에 젖은 나를 느끼며 

영혼의 울림을 전해주고


아무도 없는 고요한 동네길을

슬리퍼를 신은 발에 빗물을 적시며

한걸음 한걸음 걸을때 마다

마음의 정적과 삶을 서서히 깨운다


어느 덧 닿은 동네의 작은 개천

세찬 물줄기로 물거품을 뿜으며 

징검다리를 타고넘어  

범람 할 듯 흘러 내리고 있다


가을비가 조용히 내리는

어두운 새벽 즈음의 산책은

나의 영혼을 맑게 하며

빗속에 하나된 나를 깨우고


혼자만의 빗속의 산책이지만

시간의 고요함과 정적의 동행으로

자연이 선사하는 작은 행복을

마음 속으로 부터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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