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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3집' 내가 네게로 갈게 (출간 : 2021.08.17)

그저 빗속에 서 있을 뿐

by 하늘초롱 2019.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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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빗속에 서 있을 뿐     <초하>


인연에도 리 깊은

인연이 있을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어진

인연이라면


오랜 시간 그리워했던

두 번의 이어진 인연

두 번의 만남이

모두 가슴 설레었던

인연이라면


또다시 이어진

이별에 슬픔에 아픔에

첫 번째 이별보다

두 번째 이별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새로운 1년을 시작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복이 기다리는

사람의 길을 가도록

마음을 담아 기도했고


남겨진 이에게 남은 것은

오직 후회와 기다림 뿐

돌아오지 않을 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추억을 소환한다


이제는 두 번의 이별이

빛바랜 영상처럼

지나간 시간 속의

추억에 함몰되어

스크린에 비쳐 흐르고


한 번도 힘든 두 번의

만남과 이별 속에

멍한 눈빛으로 보면

기억 속에 눈물만이

갈래 되어 흐른다


어쩌면 내 삶의 인연을

그냥 보낸 탓이리라

보낸 이는 슬픔에

남은 이는 외로움에

그저 빗속에 서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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