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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3집' 내가 네게로 갈게 (출간 : 2021.08.17)

寒蘭

by 하늘초롱 2020.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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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蘭               <초하>


누군가 보고 싶다는 것은

외로움이란 얼음 속에 갇힌

마음속 겨울이 녹아

봄을 맞을 수 있다는 것


누군가 그리워진다는 것은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 해도

동토의 들판에도 바람 불고

비 내려 싹이 틀 수 있다는 것


오랜 시간 그리고 그렸으나

볼 수 없었고 전할 수 없었고

생각과 깊은 곳에 자리한 마음은

혼연일체 되어 한 곳만을 바라본다


이제나 저제나  하나의 마음으로

님 그리는 망부석처럼 눈 밭 寒蘭되어 

기다리고 기다리며 비바람을 버티며

오지 않는 소식에 영혼은 타들어 가고


누군가 보고 싶다는 것은

누군가 그리워진다는 것은

오직 하나만을 이야기하며

나 여기 있다 하고 바람결에 전해본다


그대 알고 있는지

그대 기억하고 있는지

잠결이라도 꿈결이라도

내 그대 기다림을 알아주기를


하루가 천일 되어 흐르고 흘러도

나 이곳에 자리해 겨울 寒蘭되어

절벽 돌 틈 붙잡아 바람에 향기 뿌리며

오직 그대만을 기다리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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