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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 <초하>
오랜 친구의 꿈을 꾸었습니다
학창 시절의 풋내 나는 삶을 함께 살았던
제일 사랑했던 오랜 친구의 꿈을 꾸었습니다
반평생 남짓 살다 간 친구의 삶은
결혼이란 가정도 자녀도 보지 못한 채
고독한 삶을 홀로 살다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제과점 집 막내아들로 풍족하게 살아온
철부지 삶은, 결국 방황을 등에 업고 술과 동행하며
누구도 모를 외로움에 지쳐갔을 겁니다
행복이 늘 동행하여 중년의 친구로 인생의 친구로
천천히 늙어 함께 길을 가며 추억을 얘기할 줄 알았지만
결국 혼자의 길을 떠났고 눈물로 이슬 되어 남았습니다
하얀 목폴라 스웨터에 회색 반코트를 걸친
꿈속 친구의 모습은 단정하였고 귀티가 흐르더군요
우린 끌어안아 서로를 위해 통곡하였습니다
친구는 저 하늘에 잘 지내고 있나 봅니다
내게 외친 마지막 한마디가 병원에 가라는 한마디네요
먼저 간 친구가 눈물 흘려 남은 이를 걱정하더군요
삶이 정해진 바가 없겠지만 스스로가 어찌할 수 없는 것
잘 지내는 듯한 그의 모습에 위안 삼으며 눈물을 벗 삼아
꿈속에서 만난 오랜 친구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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