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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초하>
어둠 속에 서슬 퍼런 푸른 달빛이
허공을 가르며 비수처럼 비추이고
뜨거운 심장을 겨냥하며 달려들어
마치 시간을 정지시킨 듯
고요 속으로 한없이 밀어 넣는다
쿵쿵 거리며 분출되지 못한
내면의 뜨거움은 달빛에 노출되며
지난 시간들에 회한을 부르고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강으로
천천히 이끌어 한 걸음씩 나아간다
오랜 시간 왜인지 알 수 없었던
심장의 뜨거운 박동 소리가
푸른 달빛에 적셔지며 비로소
지나간 시간들을 소환하고
그리움에 몸부림쳤음을 알려준다
돌아가고 싶고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혼자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니
모든 것이 하늘에 정하여진 이치리라
내가 가는 길이 원한 바는 아니지만
그리움을 품어 달빛에 걸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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