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초하1 月光 月光 매서운 찬바람이 북쪽으로부터 휘몰아쳐들판을 지나 강을 건너 산마루에 이르고멈추지 않고 미끄러지듯 내려 어둠도 잠이 든칠흑같이 검은 호수의 곁에 스며들 무렵 날이 선 서슬 퍼런 검날의 빛을 이끌 듯이차가운 빛을 품은 月光이 호수에 비추이며병풍처럼 둘러싸인 산마루에 처처히 쌓인 눈은月光에 한 잎 두 잎 반사하며 산야를 밝히고 북풍의 바람결에 잔잔한 물결을 겹쳐내는일렁이는 검은 호수에 비추이는 파란 달빛은이내 구석구석을 가득 채우며 중첩되어 퍼지고한치의 쉼도 없이 홀로 된 차가움으로 내몬다 마음이 숨을 내쉬며 치닫고 두려움과 싸울 무렵냉혹한 月光은 이방인을 대하듯 칼을 겨누고 무언의 고통을 얘기하며 초라한 삶을 벗겨내고깊은 어둠 속 영혼의 자유로움을 위해 춤을 춘다 비로소 어둠 속 서슬 퍼런 月光의 향연.. 2020.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