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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풍경 <초하>
내 어린시절에 1호선이 개통되어
나홀로 종로5가역을 찾아
두꺼운 종이 티켓을 사고
개찰구에 역무원의 펀칭을
통과의례로 지하철에 올랐다
여름 지하철은 천정 가운데
띄엄띄엄 회전식 선풍기가 돌아가며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제공하였고
창문은 위아래로 열려
지하철이 달릴때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위로 내달렸다
아주머니들은 신기함과 편리함에
왁자지걸 소음을 내뱉었고
아저씨들은 신문을 보며
굴뚝같은 하얀 연기를 연신 뿜었다
통로엔 구걸하는 분과
잡상인들이 서로의 삶을 살고 있었다
목적지 없는 지하철의 호기심 탑승에
나는 창밖을 구경하며 무작정 타고 가다
다시 원래의 종로5가역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어릴적 아이의 지하철 여행은
그뒤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유일한 벗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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