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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1집' 내 청춘이 울며 떠난 그 곳에 나 오늘 서고 싶습니다 (출간)

어릴적 풍경

by 하늘초롱 2018.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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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풍경      <초하>

 

내 어린시절에 1호선이 개통되어

나홀로 종로5가역을 찾아

두꺼운 종이 티켓을 사고

개찰구에 역무원의 펀칭을

통과의례로 지하철에 올랐다

 

여름 지하철은 천정 가운데

띄엄띄엄 회전식 선풍기가 돌아가며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제공하였고

창문은 위아래로 열려

지하철이 달릴때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위로 내달렸다

 

아주머니들은 신기함과 편리함에

왁자지걸 소음을 내뱉었고

아저씨들은 신문을 보며

굴뚝같은 하얀 연기를 연신 뿜었다

통로엔 구걸하는 분과

잡상인들이 서로의 삶을 살고 있었다

 

목적지 없는 지하철의 호기심 탑승에

나는 창밖을 구경하며 무작정 타고 가다

다시 원래의 종로5가역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어릴적 아이의 지하철 여행은

그뒤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유일한 벗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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