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언덕과 쉼터 <초하>
당신이 원한다면 언제나
어깨를 내어 기댈 수 있도록
당신의 언덕이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자리를 내어 쉴 수 있도록
당신의 쉼터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대고자 했고
내가 쉬고자 했나 봅니다
당신이 되려 언덕이요 쉼터였네요
기대고자 했던 이는 나였고
쉬고자 했던 이도 나였으며
내 곁의 주인은 당신이었습니다
미리 알지 못하여
미리 깨닫지 못하여
세월 흘러 이제야 미안합니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쉴 수 있는 언덕이 되어야 했지만
我執이요 自慢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허락한다면
서로 기대고 서로 쉬어가면서
천천히 길을 가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의 언덕이 되어주지 못하여
당신의 쉼터가 되어주지 못하여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