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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2집' 바람이 머무는 언덕 (출간 : 2019.07.25)

없는 소리

by 하늘초롱 2019.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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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소리              <초하>


이른 아침 자명종이

열심히 울려 꺼진 후의 침묵


화장실에 앉아 볼일을 보다 

떨어진 휴지를 보며 침묵


TV를 보다 갑자기 찾아온 정전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손에 든 그릇을 놓쳐

쨍그랑하며 깨어진 후의 침묵


새벽 가위에 눌려 꿈을 꾸다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후의 침묵


홀로 되기 전에는 

언제나 놀라는 어떤 이의 

소리가 있었던 순간들


하지만 이젠 원하지 않았지만

철저히 나 홀로 되어

아무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부모님의 소리도

아내의 소리도

아이들의 소리도


사랑하는 님의 소리들

이젠 모두 곁에 없습니다

어떤 소리로도 말이죠


홀로 되어 외로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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