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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4집' 푸른 바다가 나를 부르면... (미출간초고)

소리 내어 울고 싶습니다

by 하늘초롱 202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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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어 울고 싶습니다     <초하>


때로는 소리 내어 실컷 울고 싶습니다

하지만 꺽꺽대며 숨죽여 울어왔습니다

누가 그리하라 시키지 않았는데도

나면서 보며 자랐기에 그래 왔습니다


나의 아버지도 나의 형님도 나의 친구도

늘 소리 죽여 울며 남자로 아버지로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살았습니다

때로는 실컷 소리 내어 울고 싶습니다


태어나 처음 울고 어린 시절을 거치며

사춘기 이후로 소리 내어 울지 않았습니다

남자의 삶이라 그래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나의 아버지도 형님도 친구도 그랬습니다


마음에는 늘 비가 내리며 통곡하며 울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아파할까 참았습니다

모두가 나의 곁을 떠난 지금, 세상에 홀로 되어

이제는 소리 내어 펑펑 울고 싶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에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보고픔에

긴 여정 속에 깨닫지 못한 미련함에

자책을 가득 담아 통분함에 울고 싶습니다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소리 내어 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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