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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4집' 푸른 바다가 나를 부르면... (미출간초고)

절망

by 하늘초롱 2020.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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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초하>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

삶은 서서히 잠기우고

공기의 흐름마저 무거워

잔뜩 웅크려 날숨을 쉰다


어둠 속에 홀로 던져진

두려움에 사로 잡혀

태동 속 모습으로의 회귀

나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버려졌다 세상으로부터

찾는 이 없고 갈 곳이 없는

어둠 속으로 내쳐져 버린

세상의 끝에서 숨죽인다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암흑의 공간 속 절망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빛조차 스며들지 않는


갈 길이 보이지 않고

사방이 막혀 고립된 상황

그저 제자리에 머물며

눈감고 숨죽여 웅크린다


누군가 나를 찾아

누군가 나를 깨워

작은 희망을 안겨주려나

긴긴 어둠 속에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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