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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5집' 시을 읽는 당신은 사랑입니다

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by 하늘초롱 202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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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간열차 : 철암터널

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긴 터널을 홀로 걷는다

어두움 속에 비치는

한줄기 빛을 향해

두려움을 가득 안은채

천천히 걸어간다

 

적막함만이 흐르는

광야를 걷고 또 걷는다

드넓은 어둠 속에 박힌 

별빛 하나 이정표 삼아

하염없이 걸어간다

 

난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방향은 잃은 지 오래이고

생각은 늘상 맴을 돌며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마음은 쉬고자 하나

머리 둘 곳도 쉴 곳도

그냥 정처 없이 이 긴 어둠을

끝없이 걸어갈 뿐이다

이제 그만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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