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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1집' 내 청춘이 울며 떠난 그 곳에 나 오늘 서고 싶습니다 (출간)

비통

by 하늘초롱 2018.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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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            <초하>


애초에 인연이 아니라면

만나지 않았으련 만

청춘의 추억이 미련을 남기고

현실의 벽은 서로의 길을 가는구나


애초에 인연이 아니라면

만남도 없었을 것을

사랑은 이리저리 함부로 다루어져

비참함이 목젖을 넘어오네


지나온 생을 돌아봐도

이리 비참하지는 않았으련 만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

인연은 비수가 되어 허공을 가르고

갈퀴가 되어 깊은 상처를 남기는 구나


정말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비통함과 허망함

사랑은 온데간데 없고

함부로 굴리우고 팽개쳐지네


차라리 인연이 아니었으면

차라리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리 비참하지도

이리 비통하지도

이리 깊이 생채기나지 않았으련만


오늘의 비참함이 너무 아프고 아프다

비통함에 젖어 눈물을 삼키우고

이 밤의 자락에 몸을 던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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