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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4집' 푸른 바다가 나를 부르면... (미출간초고)

비에 젖은 슬픔은 길을 잃었다

by 하늘초롱 2020.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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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슬픔은 길을 잃었다     <초하>


비나리는 날이면 설레는 마음에

오랜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심장의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은

떨어지는 빗방울에 실려 내달리고


시냇가 버들잎 타고 나리는 빗물은

심장으로부터 혈관을 타고 흐르듯

서서히 온몸을 적시며 휘감아

이내 빗속의 슬픔으로 이끌어 간다


언제부터인지 텅 빈 마음의 공간엔

늘 굵은 장대비가 생채기를 내며

심장의 박동 소리에 맞춰 나리고

길 잃은 방황의 우울함에 오열한다


비나리는 날이면 마음이 먼저

굵은 비를 맞이하며 헤매이지만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면서도

회귀할 수 없는 현실에 통곡할 뿐 


이리 아프고 괴로울 줄이야

이리 슬프고 외로울 줄이야

오늘도 나의 공간엔  비가 나리고

비에 젖은 슬픔은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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