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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하시사/짧게 읽는 수필 - 작은 생각(미출간초고)

축적된 데이터만이 능사가 아니다!

by 하늘초롱 2020.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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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된 데이터만이 능사가 아니다!


2020년 10월 28일 수요일 아침 9시에 중계된 미국의 MLB 프로야구 월드 시리즈에서 맞붙은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간의 6차전 경기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중계를 보셨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최지만 선수가 템파베이의 1루수로 선발 출전 하기도 하지만, 6차전에서 템파베이가 패하'시리즈 전적 4 : 2'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32년 만에 2020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필자 역시 이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봤으며, LA 다저스가 2020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된 것을 목도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류현진 선수가 트레이드되지 않았다면 월드시리즈 반지를 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느닷없이 오늘 벌어진 월드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오늘 벌어진 6차 전의 경기를 보면서 시사하는 바가 있기에 그것에 대해 말하고자 함입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근래의 한국야구에서는 데이터 야구를 상당히 중시하며, 데이터에 의해 선수를 관리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상황에 맞추어 선수를 운용하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벌어진 월드시리즈 6차 전에서도 여실히 이를 보여주는 경기였는데요. LA 다저스는 조금이라도 투수가 위기에 몰리는 기미만 보이면 철저한 데이터 야구에 의하여 투수를 바꾸며 이는 곧 데이터 야구가 옳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보였습니다. 

템파베이 데블레이스 역시 데이터 야구를 시리즈 내내 활용하여 7회 초 투아웃 1루 주자 상황에서 LA 다저스의 투수가 좌완투수로 교체되자 템파베이 감독은 바로 '최지만'을 우타자인 '얀디 디아스'로 교체 투입하였으나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 감독의 데이터 야구에서 비롯된 플래툰 시스템은 실패로 끝났으며, 좌타자인 최지만은 빛을 발하는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상의 내용은 경기를 보셨거나 기사를 접하신 분들은 모두를 잘 알고 계시는 내용입니다.


월드시리즈 6차전이 챔피언 결정전이 된 오늘의 경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두 팀 간의 철저한 데이터 야구의 승부의 장이기도 한, 사실상 현대 야구의 결정판인 월드시리즈에서 최지만 선수는 '플래툰 시스템(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대 선수에 따라 적절한 선수로 교체하는 시스템)'이라는 미 프로야구의 감독들에게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시스템의 희생자라는 사실입니다.

플래툰 시스템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시기와 상황에 맞추어 사용해야 그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템파베이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은 실패였으며 그 결과로 한 선수의 기를 꺾었고, 팀 사기는 순간 급락하였으며, 결국 패배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투수 교체의 시기도 잘못되어 잘 던지고 있던 선발투수를 너무 급히 강판시키는 바람에 구원투수들이 점수를 내주어 역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템파베이 감독이 설혹 동점이 되거나 역전이 되더라도 잘 던지고 있었던 선발투수를 좀 더 믿고 던지게 하였더라면, 최지만 선수를 좌투수와 싸우게 교체하지 않았더라면 그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까요?


플래툰 시스템이 투수와 타자를 교체하여 일 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축적된 데이터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승승장구하고 이미 '월드 시리즈 전적 3 : 2'로 앞서며 팀의 사기가 극대화되어 있는 LA 다저스의 경우 심리적 여유가 있기에 철저한 데이터 야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의 경우 시리즈 전적에서 한 경기로 끝날수 있는 상황에 몰려 있고 팀 전력 또한 LA 다저스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팀이 위기에 몰려 사기가 떨어져 있는 만큼, 데이터 야구에 의존하기보다는 팀의 사기를 북돋우고 정신력을 강조하며 선수 개개인을 끝까지 믿어주는 신뢰가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점에서 템파베이 감독의 오늘의 용병술은 실패였으며 패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합니다. 

축적된 데이터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왔으며, 그러하기에 우리나라가 일본 등과 같은 여타의 국가들과 국제 경기를 치르면, 감독이나 코치들은 설혹 데이터에 의해 선수의 현재 상황이 안 좋다 하여도 끝까지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그 선수와 선수단 전체가 똘똘 뭉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를 하는 모습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데이터로만 본다면 16강이 최선이다라고 평가받았던 한국 축구는 4강에 올랐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예선에서 침묵하던 이승엽 선수가 일본을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 승리를 안겨주었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그동안 활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박주영 선수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다툼을 벌일 때, 선제골을 넣어 대한민국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관련기사링크 :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8/06/2016080601039.html>


이처럼 눈에 보이는 데이터에서는, 승리하지 못하며 활약성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 말하고 있었지만, 코칭스텝의 끝없는 선수에 대한 신뢰는 결국 선수가 데이터를 이겨내고 맹활약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우리는 이를 두고 흔히들 정신력이라 말하며, 4번 다운되고도 다시 일어나 결국 복싱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홍수환 선수의 경우에서도 이를 반증하고 있고 복싱에서는 정신력의 승리를 헝그리 정신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만큼은 전력이 뒤쳐지고 있던 템파베이 감독은 어차피 데이터 야구로 승부를 한다 해도 다저스에 밀리고 있었기에 선수들을 끝까지 믿어주고 한번 맡겨 주었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아직도 눈에 선하게 교체되는 순간의 최지만 선수의 아쉬운 표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감독이 끝까지 믿어주고 교체하지 않고 놔두었더라면 개인적 생각에는 최지만 선수 역시 정신력이 강한 선수이기에 반드시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였을 것입니다. 이는 그동안의 여러 선배 선수들이 수많은 경기에서 이를 여실히 증명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77년생이며 미국 나이로 42세인 '케빈 포레스트 캐시' 템파베이 감독은 아직은 젊기에 데이터 야구를 신뢰할지 모르나 노련미와 경험면에서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월드시리즈와 같이 단기간 치르는 '포스트 시즌'의 큰 경기는, 장시간 치르는 '정규 시즌'과는 달리 짧은 순간에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만큼, 변수가 많고 팀의 사기가 중요하며, 코칭스텝의 역량과 경험 그리고 자질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한마디로 말하여 정규시즌의 경우처럼 데이터에만 치중해서는 안되며 그날그날의 선수들의 사기와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며, 비록 정규시즌에는 빛을 발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자신감이 충만한 선수들은 기회를 주어 코칭 스텝이 신뢰를 보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말한 바처럼 수많은 선수들이 이를 증명하였고 또한 포스트 시즌에서 갑자기 변변치 않던 선수가 큰 활약을 펼쳐 MVP까지 오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오늘의 스포츠 경기에서만이 아닌, 가정이나 직장 등과 같은 소속된 환경에서 부모님과 직장 상사들께서 자녀 혹은 아래 직원이 조금은 부족해도 끝까지 믿고 신뢰를 보내며 응원을 해준다면 그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좋은 결과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0년 10월 28일 MLB 미 프로야구 월드 시리즈 6차전은 'LA 다저스의 승리' 보다,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의 데이터 야구의 패배'라 말하고 싶으며, 앞으로 템파베이에 있는 한,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에 의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최지만 선수'에게 팬으로서 마음을 담아 응원을 보내고 싶으며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축적된 데이터 만이 모든 것을 당겨 결정할 수 없는 법입니다.

때로는 끝까지 신뢰하여주고 응원하여주는 믿음이 필요하며, 믿음은 결국 정신력의 승리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여러분도 끝까지 믿어주며 응원하여주는 현명함을 발휘해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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