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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하시사/짧게 읽는 수필 - 작은 생각(미출간초고)

어린 국민이 죽었다.

by 하늘초롱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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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국민이 죽었다.

2020년 10월 13일 코로나가 여전히 대한민국을 휩쓸고, 사람들은 가을의 문턱에서 그나마의 정취를 느끼고 있을 무렵,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어린 국민이 어른도 버티기 힘든 극한의 고통 속에 가냘프게 뛰던 작은 심장을 멈추며 세상에 온 지 16개월 무렵의 삶의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2021년 1월 2일 모 방송사의 탐사보도프로그램이 방송하기 전까지 어린 국민의 사망과 관련되었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 누가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죽어야만 했는지 알지 못했고, 그나마 알고 있었던 이들 중, 책임 있는 이들은 작은 생명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였으며, 직접적인 가해자들에게 다시 맡겨 방치하였음이 알려졌다. 

방송의 여파는 컸으며, 국민들은 분노했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정인'이라는 이름의 그동안 사실상 숨겨져 왔던 어린 국민의 장지를 찾아 눈물을 흘렸으며, 16개월짜리 아기는 세상을 떠난 후에야 맛있는 과자들과 장난감 그리고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수많은 이들의 슬픔을 하늘도 아는 것일까? 아니면 하늘의 별이 된 아기가 슬퍼 우는 것일까?

 

저녁시간 잠깐 내린다던 눈발이 폭설이 되어 전국을 덮었으며,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수도권을 비롯하여 전국이 마비의 지경에 이르렀을 정도였다. 하늘도 정인 양을 위해 울고 싶었지만, 아이가 슬퍼할까 눈을 내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필자도 눈을 좋아하지만 새해 벽두에 처음 내린 눈이 이리 슬퍼지게 느껴지는 것은 57년 삶에 처음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 집과 아기를 검진한 의사의 여러 차례 신고가 있었음에도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들과 아기를 지켜야 했던 경찰은 악마들에게 아기를 다시 맡겼으며, 결국 무자비한 학대와 폭행으로 인해 췌장까지 끊어지는 극심한 고통 속에 결국 숨을 내려놓고 짧은 생을 마감했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어린 국민에 대한 처절한 마지막이다.

필자는 차마 관련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가 없어 시청을 하지 않았다. 나 자신 역시 가해자의 한 사람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고, 방송일지라도 어른으로서 차마 면목이 없어서 이기도 했으며, 사진만 보아도 한국인의 미소라는 하회탈의 초승달 눈웃음을 그대로 하고 있는 아기의 모습은 너무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웠지만, 다음으로 보인 온몸이 멍든 사진에서는 차마 눈을 뜨고 쳐다 보기 조차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 어리고 어린 천사 같은 아이를 죽음으로 갈 정도로 폭행과 학대를 일삼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를 않은 것은 물론이요, 개신교의 성직자를 아버지로 두어 어릴 때부터 신을 섬기고 기도의 삶을 살았었을 이들이 두 얼굴을 가진 악마의 삶을 살아왔는지 정말 어떤 말로 이들을 표현해야 할지 단어를 찾을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피눈물을 쏟으며 죽어간 어린 생명에게 참회를 해야 함에도, 스스로의 죄에서 벗어나려 자신이 저지른 극악스러운 행동을 부인하는 것을 보니 인간이 아닌 악마로 보인다.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단죄를 해야 하는지 도통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법이 있어도 저들을 가장 합당한 처벌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대다수 국민들은 어린 생명을 포악하게 물어뜯은 저들을 사형에 처하기를 바라지만, 둘이 공범임에도 벌써 양부는 불구속 상태이고 양모만 구속되어 그것도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되었다 한다. 부부가 한집에서 같이 살며 어린 아기의 상태를 매일 보고 살폈음이 명백한데, 어떻게 공범을 한쪽만 구속하고 나머지 공범은 불기소로 자유로이 풀어주었는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경찰청장이 사과하고 해당 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하며 담당 경찰관을 징계하면 무얼 하는가?

 

이미 어린 국민은 16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했으며, 가해자 중 한 명은 자유로이 나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사과와 대기발령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어린 국민의 목숨을 여러 차례의 신고에도 지키지 못함은 경찰의 직무유기이고, 경찰청장과 관할 경찰서장은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야 하며, 담당 경찰관과 아동보호 담당관들은 모두 직무유기와 살인방조로 형사처벌을 해야 옳다고 본다!

 

어린 국민이 처참하게 16개월의 생을 마감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입양아동 정인이 학대 사건'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입양 아동을 사후에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라고 했다.(2021년 1월 4일 청와대 브리핑)"라고 말했다 한다. (혹여 딴지 거는 이들을 위해 미리 밝혀 두지만, 나는 민주당원이고 지난 대선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이다.)

 

대통령께서 청와대 브리핑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정인 양의 장지에 달려가셔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을 보고 싶은 것이다. 한 사람의 국민의 생명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그런 대통령을 말이다. 아무리 코로나가 나라를 덮고 있고 창궐하고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이시라면 이리 어린 국민이 처참하게 생을 마감했는데 설혹 주위에서 만류하였다 하더라도 좀 달려가 주시면 안 되는 것인가?

청와대발 뉴스 기사를 보고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새삼 떠오르며 아마 달려가셨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보면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고 키우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다. 어린 동물을 키우면 정말 귀엽고 예쁠 것이지만, 혹여 상황이 바뀌어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안되거나 짐이 되면 어쩔 것인가? 나도 다른 이들처럼 유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것도 이리 어렵고 힘든 일이며, 수도 없이 동물들이 버려지는 현실을 볼 때, 당장의 느낌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있다.

동물을 키우는 데도 이럴진대, 하물며 어린 아기를 입양하는 데 있어, 이리 쉬운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싶다. 아기를 입양을 보냈으면, 최소한 아기가 자랄 때까지는 수시로 방문하여 점검하고 건강을 체크해 보고 아이가 자라는 환경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입양을 보내고 난 후엔, 신경을 딱 끊어 버리고 그나마 아이를 지켜줄 아동보호기관과 사법체계가 현장 확인에 소홀하고 스스로 방임한다면, 과연 이 나라에 누가 아이들을 지킬 것이며, 어떻게 자녀를 더 낳으라고 말할 수 있는지 국가에 묻고 싶다!

 

아기가 세상에 오는 것은 하늘의 천사가 사람의 모습으로 온다 하였는데, 오자마자 버려진 것도 모자라 폭행과 학대에 시달리며 처참한 모습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으니... 정말 아기의 사진만 보아도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 어린 마음이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으면, 마지막을 본 의사가 '마치 아기가 체념한 듯했다'라고 표현을 했을까...... 참담한 심정이다.

 

분명히 말한다! 어린 국민이 죽었다!

그것도 세상에 온 지 16개월 만에 개, 돼지보다 못하게 장기가 파열될 정도로 맞아서 죽었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고 법에 양심이 있으며, 법관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국민이 보낸 수만 통의 진정서를 유, 무죄 판단을 끝낸 후에 읽을 것이 아니라 유, 무죄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선고를 내리기 전에 꼼꼼히 모두 읽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법이 정한 최고의 형량을 가해자에게 선고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대한민국이 민주국가요, 정의가 살아 숨 쉬는 국가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생후 16개월의 어린 국민이 죽었다.

 

정말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우리의 곁을 떠난, 어린 정인 양의 명복을 빌며, 신이 있다면 아니 신이 존재한다면 하늘에서라도 품에 꼭 안아 행복하게 그 천진난만한 웃음 잃지 않게 해 주시기를 소원 또 소원한다.  

<2021년 새해 첫눈 오는 날 초하 임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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