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과 현실 그리고 국가
인생을 살면서 누구든 갑작스런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금전과 관련된 문제라면 더욱이 그럴 것입니다.
사실 금전과 관련해서는 부탁하는 입장도 거절하는 입장도 쉽지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 주지하는 바이며, 그러한 상황을 피하려 할 것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호기롭게 부탁을 들어주는 이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은 난감할 수 있고 거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입니다.
필자도 얼마 전 오랜 친구를 잃었습니다. 필자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하여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보니 다시 연락을 하기가 어렵더군요. 물론 부탁을 받은 친구는 사정과 상황이 있어 거절을 하였을 것입니다. 섭섭한 마음과 실망을 금할 수 없었으며 나라는 존재가 사뭇 불필요한 존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거절한 친구의 심정을 조금이 나마 헤아려 보니 오히려 부탁을 하였던 제가 더 미안하고 스스로 친구 간의 연을 끊게 되더군요. 그만큼 금전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스페인의 격언에 보면 이런 말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지만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
정말 어렵게 부탁의 말을 전했던, 가장 믿었고 의지했던 친구에게 들었던 매정한 거절의 문자는 저의 영혼을 그냥 관통하여 버렸습니다.
- “선을 행하는 것과 여러분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마십시오.”—히브리서 13:16.
- “관대한 자는 번영하고, 남을 기분 좋게 하는 자는 자기도 기분이 좋아진다.”—잠언 11:25.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기 시작한 이후로 오랜 역사를 지나는 동안 수없는 금전 즉, 재물과 관련되어 거래가 이루어지고 개인과 개인 간에 서로 얽히어 거래가 이루어져 왔음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현재에도 공적인 금융권이나 사적인 금융을 통하여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이 일시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으며, 개인 간에도 서로의 친분과 여러 맺어진 연들로 인해 금전적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사회가 금전이 없으면 사실상 살아나갈 수가 없는 사회이기에 누구나 열심히 일하여, 또는 어떤 기회를 통하여 재물을 쌓으려 노력을 하고 가치의 목적 우선순위에 재물이 제일 우선순위에 놓여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며, 이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교육의 목표는 사실 성공에 기반을 둔, 결론적으로 재물을 모으는 데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여 판, 검사가 되고, 정부 고위 공직자, 대기업 임원, 국회의원 등이 되어 꿈을 이루었다고 대외적으로 말을 할 지라도 그 진실의 내면을 보면 그 자리는 곧 금전을 모으며, 금전에 기반을 둔 자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매년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과 임명직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공개 현황을 보면 엄청나게 재산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사회에서 중추적 위치에 있는 이들도 대다수가 같을 것입니다.
재물을 지향하는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피와 땀을 갈취한 것과 진배없으며 실상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으며 재물을 축적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작금의 LH공사 직원들과 고위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는 비공개 정보를 통하여 투기를 일삼았음이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재물을 쌓았고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조직적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실들이 어찌 LH공사뿐이겠습니까!
아마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유지, 군소유지 등등의 부지와 개발정보, 그리고 건설 사업권, 기타 등등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여러 군데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재물을 차곡차곡 쌓으며 이익을 취하고 있을 것입니다. 곳간을 가득 채워놓아도 관리하는 이들이 도적이라면 또한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줄줄 새어 나갈 것입니다.
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위치에 머물더라도 적어도 국가의 녹을 받는 이들 만큼은 정도를 지켜야 하며, 청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진짜 선진국일 텐데, 지표상으로만 소득 수준이 올랐다 하여 선진국이라 공표하는 것은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역의 지하도나 용산역의 주변에는 노숙하시는 분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염병인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이 시기에 이들의 예방접종에 대해 말하고 있는 정부 인사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초대 질병관리청 장인 정은경 청장마저도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시하고 있는 것인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위한 국가의 배려는 실종된 지 오래이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작금의 사실입니다. 지금이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사실상 버려져 있는 고위험군 노숙인들을 위한 예방접종을 정부가 서둘러 나서서 나이와 상관없이 먼저 실시하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이들을 위해 가진 것이 많은 이들이 조금 배려주면 안 될까요?
세상의 가치 기준이 점점 가진 것의 많고 적음에 그 기준을 두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는 현실로 접하고 있음을 하루하루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의 급상승으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수도 서울에 집 하나 장만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고, 설혹 수도권으로 간다 하여도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가진 자들은 끊임없이 이익을 내며 재물을 쌓아가고 있고, 빈익빈 부익부(貧益貧富益富)는 심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미래를 위해 쌓으려 하지 않고 현재의 벌이를 원하는 것과 원하는 데 사용하며 살아가는 베짱이 같은 생활에 오히려 안주하며 현실이라도 즐기며 살려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의 현주소입니다.
열심히 벌어봐야 열심히 쌓아 놓아 봐야 집 한 채 살 수 없는 절망감이 그들을 무력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과연 국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국가의 필요성에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은 단지 세금을 거두기 위한 존재인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에 불가한 것인지, 가진 자들과 정치권력에 부화뇌동하는 자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희생양에 불가한 것인지, 오늘을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기득권자들에 묻고 싶습니다.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하여 작금의 대한민국에 대해 논하여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일과 국가까지 무슨 연관성이 있기에 거창하게 얘기를 했나 하였겠지만, 개인적 상황이 모두 모여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세상에 살고 있기에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
오늘 주제의 핵심은 늘 금전적 어려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서민들을 위하여 국가가 나서서 이름뿐인 서민금융보다는 현실적이고 체감할 수 있도록 서민금융을 설립하여 서민들에 대한 금전적 어려움 해결에 주력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금융권 이용의 문턱을 낮추며, 최대한 낮도록 이자를 줄여야 하며, 거치기간을 늘려 초기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서민들이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숨을 돌릴 수 있으며, 추가로 개인적 상황에 맞게 대출의 종류와 대출기간, 대출금액 등을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을 논하여 위화감을 조장하고 국가 재정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보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서민금융'의 신설과 확대 그리고 개인의 신용과 상황에 맞는 대출 방안을 검토하여 적용하고, 신용불량에 올라 있는 국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꾸준히 장기 미회수 불량채권을 구입하여 소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여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실에 금융권의 대출규제와 가계대출 규제로 대응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은 지향하고 시장은 시장의 자율성에 맡겨두고 국가는 서민의 구제금융과 서민금융을 활성화하여 서민들이 쉽게 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대출 및 변제에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하여 신용불량을 줄이고 스스로 자립하여 일어설 수 있도록 국가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지금은 도움도 필요 없고 이대로 쭉 가면 금전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기 마련입니다. 내가 아니라면 자식대에서 변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는 안되더라도 최소한 없는 이들만 죽어나가는 나라가 안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친구까지 잃게 만드는 것이 금전이요 재물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오랜 친구를 잃은 지금, 그저 외로운 마음과 씁쓸한 마음이 영혼을 관통하여 큰 상처로 남은 것 같습니다.
허황되겠지만 내게도 다음 생이 있다면 가진 자로 태어났으면 싶습니다.
'초하시사 > 짧게 읽는 수필 - 작은 생각(미출간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였던 누이가 있습니다. (0) | 2021.02.27 |
---|---|
어린 국민이 죽었다. (2) | 2021.01.07 |
티스토리의 오늘 그리고 미래 (0) | 2020.12.09 |
축적된 데이터만이 능사가 아니다! (0) | 2020.10.28 |
신용불량을 두려워 말라! (0) | 2020.10.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