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길 경기구간 제9코스 진위고을길 도보여행
삼남길은 조선시대 삼남지방(충청, 경상, 전라)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을 향해 걸었던 옛 길을 복원한 길입니다. 저는 지금 삼남길 경기구간 전 코스 걷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글도 쓰고 '초하시선 3집'출간도 준비하는 등등^^), 못 걸었던 삼남길의 경기구간의 남은 마지막 구간인 9, 10코스 중, '경기구간 제9코스 진위고을길'을 도전하여 완주하였습니다.
'경기구간 제9코스 진위고을길'은 서울의 옛 도시 지명인 한양에서 출발을 하였다면, 8코스의 도착지이자 9코스의 출발지인 오산역 부근의 '맑음터 공원'에서부터 입니다. 오랜만에 걷는 도보여행이기도 하고, 삼남길 경기구간 중, 9코스와 10코스는 가장 긴 거리에 시간도 4시간이 넘는, 특히 9코스는 산을 오르내리기에 "경기구간 제7코스:독산성길(세마교~은빛개울공원) 보다 더 힘든 코스입니다. 실제 걸어보니 정말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혼자 걸어 더 힘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요번 삼남길 도보여행은 "경기구간 제9코스:진위고을길(맑음터공원~원균장군묘역)-17.9km (4시간 50분 소요예정)"을 걸었는데요, 예상 소요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렸네요.
자~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혼자 걷는 삼남길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을 소개합니다.
길을 걷기 전에 충분한 식사는 의욕을 일깨우고 든든한 몸과 마음 준비에 최고인지라 아침을 안 먹어 시장하기도 해서, 오산의 도시구간인 원동초등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뽕차이'라는 고기짬뽕집에서 고기짬뽕을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가격도 5,000원이면 비싸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 군요~~~
'뽕차이'에서 일하시는 분께서 정말 친절하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친절이 곁들여지면 정말 훌륭하고 만족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진리가 맞기는 맞는 것 같네요~.
'삼남길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을 간단히 정리하여 본다면,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은 경기도 평택시의 옛 중심지였던 진위고을을 관통하는 길입니다.
맑음터공원에서 야막리 방향으로 남진하다 보면 평택시 진위면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진위면사무소가 옛 진위현의 관아가 있던 자리이고, 진위천 인근을 지나다 보면 진위향교를 만날 수 있는데요, 옛 진위현의 위세를 느낄 수 있는 주변의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진위천을 지나 계속 길을 가다 보면 '흰치고개'를 만나게 되며, 여기를 지나면 '내리저수지' 인근의 '원균장군묘역'에 도달하게 되면서 '삼남길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 완주를 마치게 됩니다.
맑음터 공원에서부터 시작된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의 시작은 한동안 도심구간을 지나게 됩니다. 아직 개발 중인 곳이 많고 국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공단처럼 터를 잡고 있더군요. 빈터가 맣고 개발이 덜 되어서 그런지 야생화도 참 많았으며, 특히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관상용 양귀비가 야생화로 여기저기 뿌리를 내리고 있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도심구간을 지나고 접어들면 무봉산 서쪽 자락에 위치한 진위면 가곡리를 지나 진위면 봉남리에 다다르게 됩니다. 마을 입구에는 멋지게 새로 지은듯한 정자가 놓여 있으며, 마을의 터줏대감인양 수령 1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떡하니 버티고 서서 반겨 주었습니다.
느티나무와 벗하며 정자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쉬어 가던 중, 어디선가 뻐꾸기 소리가 정겹게 들리더군요, 날이 좀 무더웠기에 힘은 들었지만 마음에서 평화가 온듯한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봉남리에서 쉬고 난 후,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또다시 이어지는 도심 도로구간을 걸었습니다.
모두들 모내기 준비를 마치시고 모내기와 열심히 씨름들 하고 계시더군요, 뙤약볕이 계속되는 따가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그나마 불어주어 그늘에만 들어서면 시원한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도심의 도로구간을 지나다 보면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의 포인트 중 하나인 진위향교를 만나게 됩니다.
진위향교는 '경기도문화재자료 제40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이며, 현재는 대성전과 명륜당, 동·서재, 내·외삼문 등이 비교적 원 상태로 잘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지만 제가 방문할 때는 안을 둘러볼 수가 없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진위향교의 대성전은 본디 중국과 우리나라의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며, 18세기의 건축기법이 잘 녹아든 건물이기도 하여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히 높다 합니다.
진위향교를 뒤로하고 보니 바로 근처에 '만기사'라는 절이 있더군요. 만기사는 고려시대에 지어진 사찰인데요. 이 사찰에는 1972년 7월 22일 대한민국 보물 제567호로 지정된, 자그마치 1,100년전에 만들어져 봉안되어진 '고려시대 철조여래좌상'으로 보물급 문화재가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바로 방문하여 보기로 결정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만기사에 도착하여 천왕문을 지나니 단정하고 차분한 전통양식의 연못과 구름다리가 반겨 줍니다. 또한 대웅전 앞에 당당히 서있는 석가탑의 위용이 자못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하더군요. 저는 불자가 아니고 크리스천이지만 종교를 떠나 불교예술의 자태가 볼 때마다 정말 아름답다 하고 느끼게 됩니다.
석가탑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잇는 '대웅전'의 '만기사 철조여래좌상'은 후삼국시대의 철로 만든 부처님의 전통양식을 그대로 계승하였으며, 지금은 불자님들의 노력으로 두껍게 금으로 입혀있기에 원래의 세부적인 모습은 현상태로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형태는 전형적인 고려시대 양식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부처님 존안의 미소가 다른 사찰의 부처님 존안의 미소와는 달리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필자가 직접 보고 느꼈으며, 말씀을 나누어 주신 스님께서도 '존안의 미소가 다른듯 합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당당한 형태에 흘러내리는 도식적인 옷 주름은 가히 불교예술의 최고봉이라 말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형태를 보이고 있더군요.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웠고 본존불의 배경에 위치하고 있는 수많은 부처님들 또한 모두 잘 어우러져 불교미술의 극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웅전의 바로 옆에는 '원통전'이 있는데요. 이곳에는 '천수천안십일면 관세음보살'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천수천안십일면 관세음보살'은 보통 '천수관음보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고통에 허덕이는 모든 중생을 구제 하신다 합니다.
무봉산 자락에 위치한 '만기사'는 풍광 또한 아주 뛰어나 정말 멋진 경치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납골당이 있어 돌아가신 분들을 모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신 후라도 편안한 곳에서 쉴 수 있다 함은 그 또한 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멀리서 나마 납골당의 모습과 풍광을 담아 보았습니다.
만기사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덕암산을 향하여 걸었습니다. 덕암산 정상을 지나면 오늘의 목적지인 '원균장군 묘역'에 다다르게 될 것입니다.
덕암산을 걷다 보니 많은 분들이 산행을 하고 계시더군요, 우연히 만난 어떤 분께 커피도 얻어 마시고 좋은 객담을 나누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곳에는 해주정씨 삼옥공의 '정감묘'도 있었지만 시간상 들르지는 못하였고 안내문만 참고하였습니다.
이제 정상을 넘어 '원균장군 묘역'까지는 약 2km 남짓 남았습니다. 산길이기에 2km라 함은 그리 가까운 길은 아닙니다. 하지만 걷는 도보여행이기에 열심히 걸어 드디어 정상에 다다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네요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정확 치는 않지만 아마도 동탄신도시 아닐까 싶습니다.
하산길은 '원균장군 묘역'으로 향하는 길이라서 인지 '원균길, 평택섶길'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더군요. 원균길에는 요즘 도심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아카시아 나무가 꽃을 피워 아카시아 향이 정말 좋았습니다~~
드디어 덕암산을 넘어 '삼남길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의 종착지인 '원균장군 묘역'에 도착 하였습니다. '원균장군 묘역'은 경기도 기념물 제57호이며, 묘역 일대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원주 원씨 집성촌'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원균장군의 묘는 원균장군의 유해가 유실되어 원균장군의 소유 물품들을 모아 묘를 조성하였다 합니다. 위풍당당한 무인석이 원균장군 묘역을 잘 지키고 있는 듯하더군요.
원균장군에 대한 재평가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는 조금 다른 면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합니다. 25세에 무과에 급제하여 여진족 토벌에 공을 세우고, 임진왜란 발발 시 전라좌수사 이억기 그리고 전라우수사 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연합함대를 구성하여 옥포, 당항, 당포, 한산도에서 연전연승을 거두었으며, 전투 시에는 항상 선두에 서서 적과 교전을 벌인 용감한 장수였다 합니다.
조선 육군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왜구들과의 '칠천량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원균장군 본인도 전사하여 유해도 없는 상태지만, 임진란 이후 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선무일등공신'에 녹훈되고 '원릉군'에 봉해졌으니, 역사적 사실을 기반하여 역사적 재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조심스레 바래봅니다.
저의 '삼남길 경기구간 제9길 진위고을길 도보여행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부족한 글과 사진을 끝까지 읽어주시고 보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삼남길 경기구간의 마지막 코스인 "삼남길 경기구간 제10길 소사원길 여행기"로 또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코로나19 더욱 조심하시고 잘 들 계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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