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河詩選588 안녕.. 또다시 안녕.. 안녕.. 또다시 안녕.. 가을은 속절없이 낙엽 한 잎 남겨두고 시간의 벽을 넘어 추억 속으로 가네요 푸르렀던 날들 마저 숨죽여 저물어가고 황톳빛 물든 색깔로 안녕을 고하네요 늘 오는 가을이지만 다시 오지 않을 가을 떠나보내는 가을에 이별을 고해봅니다 나의 사랑도 추억도 모두 가지고 가주렴 다시는 오지 말기를 안녕.. 또다시 안녕.. 2022. 11. 24. 카르마 कर्म 카르마 कर्म 날씨가 흐려도 나의 탓이요 바람이 불어도 나의 탓이며 낙엽이 흩날려도 나의 탓이니 비 내려 적셔도 나의 업보이다 버림받은 것도 나의 탓이요 혼자 사는 것도 나의 탓이며 바람에 떠난 그녀도 나의 탓이니 외로움의 감옥도 나의 업보이다 이래도 저래도 나의 탓이요 이리 가도 저리 가도 나의 탓이며 저 멀리 돌아가도 나의 탓이니 하늘로 돌아가면 나의 업보이다 죄짓지 말거라 나의 탓이니라 눈물 나게 하지 말거라 나의 탓이다 모든 죄는 내게 돌려 쌓거라 나의 업보이니 내가 지고 가련다 2022. 11. 21. 마지막 가는 길 마지막 가는 길 영혼의 마지막 가는 길은 자유롭게 가는 것입니다 지나온 길들을 망각하며 남은 이들을 애써 망각하고 자신의 구원에 감사하며 자유롭게 가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마지막 길은 자유로운 길이 될 것이고 땅으로부터 빌려온 육체를 이제야 훌훌 털어 벗어나며 영혼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자유롭게 가는 것입니다 2022. 11. 21. 변치 않는 사랑 변치 않는 사랑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우연히라도 좋아해 줄 큰 눈을 가진 품에 쏙 드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과 떠나는 가을에 인사하며 노란 붉은빛 낙엽 밟으며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어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둘만의 사랑을 한 올 한 올 고운빛 햇살로 곱게이어 리시안셔스의 우아함과 천일홍 향내로 수를 놓고 가을바람의 용기에 담아 그녀의 목에 걸어주며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2022. 11. 21. 비오는 날 비 오는 날 추적추적 비 오는 날이면 노란빛 전봇대 등불 깜박이는 조용한 골목길을 홀로 걷는다 빗줄기는 방울방울 부딪히며 타닥타닥 소리 내어 튀어 오르고 골목길 구석구석에 흩뿌려진다 어깨에 걸쳐 놓은 작은 우산에 조금이라도 젖지 않으려 애쓰며 젖은 길을 천천히 걸어 본다 잊혀져 버린 길을 가고 있는 듯 나리는 빗물은 땅을 검게 적시며 무한의 길목으로 이끌어 간다 늘 떠오르는 기억 그리고 추억들 지나온 길에 뿌려진 빗방울처럼 되돌릴 수 없음에 슬픔이 앞선다 비 오는 날이면 언제나처럼 나약한 감성은 빗물에 젖어가고 아무도 없는 하루가 저물어간다 2022. 11. 18. 길 길 파란 하늘을 보며 하얀 길을 가자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 사이로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맞닿은 나만의 길을 가자 천천히 걷다 보면 끝에 다다르겠지 가다가다 힘들면 쉬어가면 되겠지 동행하는 이 없어 외로워하거나 아파하지는 말자 열심히 걸어왔고 최선을 다했다 알아주는 이 없어 슬퍼하지 말자 가야 하는 길이요 정해진 길이다 천천히 쉬며 가자 2022. 11. 18. 동반자 동반자 나의 영혼은 그대입니다 그대로부터 성장했고 그대 곁에서 보았으며 그대 품에서 자랐습니다 이별의 긴 여정 속에서 폭풍우에도 변치 않음은 그리움 속에 나의 그대가 늘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눈을 감으면 나의 영혼은 오직 그대만을 향하여 시간들 속에 날아올랐고 늘 그대 꿈을 꾸었습니다 나의 영혼이 그대를 향하듯 그대에게 나도 있었습니다 또다시 이별의 시간이 와도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습니다 2022. 11. 17. 회상의 거울에 비친 그 모습 그대로 회상의 거울에 비친 그 모습 그대로 꽃다운 나이의 그때 그 모습으로 기억 속 회상의 거울에 비추어진 그녀 모습은 늘 마음이 설레입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 보고 싶었습니다 기나긴 시간의 터널을 지난 만남은 반가움보다 놀라움이 먼저 맞이했고 너무나 변해버린 모습은 미안함에 결국 폭풍 같은 눈물로 오열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살다 보면 불현듯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없는 곳에 어쩌면 완벽한 나만의 시간들로 채워 보내고 싶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길도 모르고 아는 사람 없는 머나먼 낯선 타지에서 시작된 삶은 누군가에겐 탈출하고픈 감옥이었고 지옥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게다가 복중에 새 생명까지 있었다면 그 누군가에게는 공황의 시작이었고 아무도 없는 곳에 버려져버린 느낌을 혼자 가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꿈꿔왔던 .. 2022. 11. 15. 때가 다가온다면 때가 다가온다면 홀연히 아무도 모르게 바람처럼 떠나고 싶습니다 그리움도 접어두고 애달픔도 접어두고 지나온 삶에 사랑도 고이고이 접어 두고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처럼 바람의 품에 안겨 홀연히 가고 싶습니다 혹여 다시 올 수 있다면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어느 날 문득 살결에 바람이 스치워 나를 떠올려 준다면 정말 기쁠 것입니다 바람이 되어 감싸고 살며시 품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떠나고 싶습니다 2022. 11. 14. 배신 배신 네놈이 등을 돌렸고 네놈이 떠나 버렸다 추억을 쌓고 쌓고 인연을 쌓고 쌓고 그리움을 쌓고 쌓아 인생사 쌓았더니 네놈이 등을 돌렸고 네놈이 떠나 버렸다 금은보화 쌓고 쌓아 비단 걸쳐 기름 둘러 벽에 똥칠할 때까지 오래오래 살아다오 이놈의 인생사는 올 때도 빈손이요 갈 때도 빈손이지만 네 숨 멎는 그날에 주마등에 스치워도 후회일랑 말아다오 2022. 11. 14. 나의 자유 나의 자유 살다 보면 남은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 이유는 지난 그리움을 찾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살다 보면 남은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누군가를 지켜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살다 보면 남은 삶의 마지막 숨결까지 버텨야 하는 이유는 가슴에 품었던 것을 전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리 받아준다면 비로소 알아준다면 훌훌 털어 나의 자유를 찾아갈 것입니다 2022. 11. 9. 무제 누군가 나를 누군가 나를 보고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 존재하지 않고 적막함만이 스민 삶 나의 지옥입니다 2022. 11. 6. 기억의 자락에 남겨진 봄 기억의 자락에 남겨진 봄 오랜 세월이었습니다 지나온 길을 회상해 보면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36년 전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동그란 얼굴 다정스런 눈빛 늘 걱정하는 듯한 마음 어쩌면 엄마의 모습이었고 자식을 바라보는 그런 애틋한 눈빛이었을 겁니다 청춘의 풋내 나는 삶은 늘 시간이 주위를 맴돌며 영원하리라 생각했었겠지만 어느 순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을 예상치 못했죠 젊은 청춘은 사랑했지만 붙잡지 못하는 현실로 인해 돌아선 뒷모습을 남기며 그 해의 봄을 마지막으로 추억의 속으로 가야 했습니다 정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에 도돌이표가 있다면 그때의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소원합니다 2022. 10. 29. 바람이 참 좋다 바람이 참 좋다 바람이 불면 언제나처럼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랜 인연을 다시 만나는 늘 그런 기분입니다 바람이 다가오면 눈을 감아 온몸으로 맞이해 봅니다 시원한 바람은 옷깃 속으로 살며시 스며들곤 하지요 난 시원한 바람이 좋습니다 마치 창공을 가르는 것처럼 바람은 언제나 나를 띄우며 자유로움으로 안내하지요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늘 나를 데려다주는 바람 오늘도 바람을 맞이합니다 난 바람이 참 좋습니다 2022. 3. 16. 천천히 쉬지 않고 가다 보면 천천히 쉬지 않고 가다 보면 너와 내가 사랑으로 걸었던 그 길을 나 홀로 걸으니 기억 속 바람이 살결을 스쳐 잊었던 너의 향기가 스며들어 형형색색의 펼쳐진 가을은 아름다웠던 너를 추억하며 늘 곁에 불던 바람에 날려 하늘하늘 내게 다가와 붉은빛 주홍빛 고운향 품에 안았던 살결 속 단내음 하나뿐인 사랑, 너만의 향이 지난 삶에 박혀 그리워 2021. 12. 19. 이전 1 2 3 4 5 6 7 8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