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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河詩選 578

봄 겨우내 얼어붙은 동네 어귀 시냇가 봄이 오면 수정 같이 맑은 물 흘러 내려 동장군을 녹이며움을 틔우고 앞산 자락 개나리노란빛에 물들고뒷산 자락 진달래분홍빛에 물들면 저 멀리 남쪽 바다강남제비 날아들고봄바람 살랑 불어민들레를 깨우네 노란빛 분홍빛고운 색상 봄바람은봄 처녀 시샘하여치맛자락 들추고 노총각 마음은봄바람의 향연에춘심이 동하여낯을 붉히네 2019. 3. 16.
에헤라 얼마나 산다고 에헤라 얼마나 산다고 에헤라 살면 얼마나 산다고우리네 수명이 천년만년이 아닐진대하루하루에 치여 사는가 때로는 뒤도 돌아보고때로는 쉬어도 가면서천천히 둘러보고 가도 될 것을 에헤라 이번 생이 마지막 일진대어찌 그리 시간에 촉박하게 사누지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시간인데 천천히 한 발자국씩 가도100년 인생이 금방 지나갈 것을자네만 모르고 있다네 에헤라 함께 가고자 할진대어찌 그리 야박하게 쳐내누내 함께 친구 되어 동행하겠네 이리도 둘러보고 저리도 둘러보고다시 오지 않을 세상, 소풍 삼아 둘러 보세후회 없이 둘러보고 즐거움만 갖고 가세 2019. 3. 16.
없는 소리 없는 소리 이른 아침 자명종이열심히 울려 꺼진 후의 침묵 화장실에 앉아 볼일을 보다 떨어진 휴지를 보며 침묵 TV를 보다 갑자기 찾아온 정전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손에 든 그릇을 놓쳐쨍그랑하며 깨어진 후의 침묵 새벽 가위에 눌려 꿈을 꾸다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후의 침묵 홀로 되기 전에는 언제나 놀라는 어떤 이의 소리가 있었던 순간들 하지만 이젠 원하지 않았지만철저히 나 홀로 되어아무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부모님의 소리도아내의 소리도아이들의 소리도 사랑하는 님의 소리들이젠 모두 곁에 없습니다어떤 소리로도 말이죠 홀로 되어 외로운 밤입니다. 2019. 3. 15.
친구의 동행 친구의 동행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건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마음의 곁에 있어서입니다 늘 혼자인 줄 알았건만 늘 외로운 줄 알았건만 곁에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대화의 상대로 때로는 삶의 상대로 때로는 내 눈물의 상대로 친구는 늘 곁에 있었고 늘 함께였습니다 삶은 사람의 줄임말이라던데 내 삶은 사람의 동행 친구의 동행이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홀로 길을 걷지만 가는 길에 친구가 있어 행복하고 하루하루가 그립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생각만 해도 그립고 보고 싶고 애틋함이 먼저 샘 솟네요 중년의 나이 다되어 떠올리면 눈물이 먼저 달려가니 그마저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2019. 3. 13.
언덕과 쉼터 언덕과 쉼터 당신이 원한다면 언제나어깨를 내어 기댈 수 있도록당신의 언덕이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자리를 내어 쉴 수 있도록당신의 쉼터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대고자 했고내가 쉬고자 했나 봅니다당신이 되려 언덕이요 쉼터였네요 기대고자 했던 이는 나였고쉬고자 했던 이도 나였으며내 곁의 주인은 당신이었습니다 미리 알지 못하여미리 깨닫지 못하여세월 흘러 이제야 미안합니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고쉴 수 있는 언덕이 되어야 했지만我執이요 自慢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허락한다면서로 기대고 서로 쉬어가면서천천히 길을 가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마지막으로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의 언덕이 되어주지 못하여당신의 쉼터가 되어주지 못하여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2019. 3. 12.
사랑의 기회 사랑의 기회 이번 생에 있어 내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 주는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그러면 난 당신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이 사랑에 모든 것을 걸 것이며주어진 한 번의 기회는마지막 기회일 것이고마지막 사랑이 될 것입니다 지나온 모든 사랑을 뒤로하고스쳐 간 모든 사랑을 경험 삼아당신만을 사랑할 것이며당신만을 바라볼 것입니다 하루하루가 연애의 연속이며하루하루가 사랑의 바다이며당신이 늘 그 바닷가에서순풍을 맞으며 그늘에 쉴 것입니다 사랑은 변하지 않지만사람이 변하는 것이기에저는 당신에게 변하지 않는 처음 그때의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늘 당신만을 바라보며늘 당신만을 그리며늘 당신만을 사랑하며처음 그때 그대로 곁에 있겠습니다 2019. 3. 11.
마지막 편지 마지막 편지 이 편지는 그대에게 보내는 나의 마지막 희망이요 그대 향한 마지막 등불입니다 그대에게 처음 약속한 대로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며 언제나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지금 그대 보내어 주는 것은 그대 마음이 자유롭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언제 다시 만날지 아니면 이제는 영원히 못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그대 사랑하는 마음 이대로 그대 혹여 돌아올 때 편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언제나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떠나려는 그대 판단이 옳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잘못된 판단이라 알게 될 것입니다 언제든 돌아와 주오 내 사랑 나는 그대 그리며 영원히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그대 돌아오는 그 날이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요축제가 될 것이며 우리는 축배를 들고 행복을 노래하며 사랑을 나눌 것입.. 2019. 3. 9.
삶의 그리움 삶의 그리움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보니 적막만이 나를 감싸고난 홀로 됨을 알았다 평생을 늘 곁에누군가가 동행을 하였건만인생의 말년에 이르니곁을 다 떠나고 홀로 되었다 행복한 날도 있었고즐거운 날도 있었지만어느 때부터인가쓸쓸함이 동반자이다 이젠 가야 할 때인가!삶은 누구나 혼자라지만막상 혼자 되어보니쓸쓸함이 삶을 누른다 누구나 올 때도 혼자였고갈 때도 혼자라지만원해서 혼자인 것이 아닌데이리 외로울 줄이야 많은 이들이 뇌리를 스쳐 가지만나의 부모님, 나의 아이들나의 사랑하는 사람들그들이 보고 싶다 2019. 3. 9.
이별의 방문 이별의 방문 어느 날 갑자기이별이 찾아온다면어찌해야 할까요 한순간도 생각해보지않았던 이별이 갑자기 찾아와이젠 다시는 볼 수 없다 하네요 정신을 차려보니사랑은 이미 떠났다 하며이별만이 안녕을 고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벼락같이바람같이폭풍우같이찾아온 이별이나의 사랑을 밀치고나의 동행은 자신이라 하네요 늘 사랑 곁에 있고자 했는데사랑만이 함께 일 줄 알았는데사랑은 변하지 않았지만사람이 변했기에 이별을 고한다고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이별은나의 중심을 흔들고나의 삶을 피폐케 하네요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지금삶은 방향을 잃은 지 오래고 그저 그렇게 오늘도방황의 언덕을 넘어이별과 벗 되어 길을 갑니다 2019. 3. 9.
天刑 天刑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이대로 떨어져 있으면 심장이 식을 줄 알았습니다 가슴이 숨 막히듯 조이고마음이 소릴 질러도 잊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더 선명해지고 떨어져 있을수록 추억은 더 그리워졌습니다 마음은 눈물을 흘렸고 식지 않은 나의 심장은 사랑에 그리움에 질식하며 보고 싶음에 통곡했습니다 이대로 가다 보면 그 끝이 어디일까요? 날마다 天刑 속의 삶이며 지옥 수렁의 포로입니다 2019. 3. 7.
피날레 피날레 어차피 한번은 가야 하는 길이라면 나 홀로 가겠습니다 두렵고 외로워도 나 홀로 갈 것입니다 돌아보지 않으렵니다 후회하지 않으렵니다 어차피 가는 길이라면 다른 이들과는 다른 길을 가겠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으렵니다 쳐다보지 않으렵니다 눈물 흘리지 않으렵니다 그리고 기억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생이 마지막이요 내 영혼의 피날레일 것이며 영원히 외로움과 동행할 것입니다 자! 이젠 가보렵니다 2019. 3. 7.
그리운 그대 그리운 그대 푸르른 날이 오면새싹 돋는 날이 오면남풍이 살랑 불어나의 살결을 스치고내 마음을 휘감아 실어그대에게 다가가리다 오직 그대에게 전하여지길바라고 또 바라겠소봄바람이 그대의머리카락 휘감아 날리면내 마음을 실은 남풍이요그대를 감싸 안으리다 그대 바람에 안겨주오그대 안아 공간을 날아올라새싹이 돋는 벌판을 달려태양이 뜨는 동쪽을 향해내게로 향하리다기다리는 내게로사랑을 위해 향하리다 푸르른 날이 오면새싹 돋는 날이 오면그대에게 다가가리다그대 날 기억해 주오 2019. 3. 4.
喪失 喪失 피곤하다삶이 왜 이리힘들고 지쳐가는지 한때는앞만 보고 나가며세상이 내 것이었는데 나이 먹어 세상에 혼자 된 지금외롭고 무기력하다 어디까지가나의 끝 일런지하루하루 소멸하여 간다 힘들다지친다피곤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빗물이란 가요가마치 내 가슴속에 내리는 듯하다 곧내게도그때가 오려나 보다 2019. 3. 1.
望夫石 望夫石 당신에게 지금 난 잊힌 사람이겠지만시간이 좀 더 지나면잊힌 사랑일 겁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시간이 좀 더 흐르면난 추억 속의 사랑으로되살아날 겁니다 그리곤 문득 떠오를 겁니다그대를 마지막까지사랑하고 그리워한 이는나였다는 것을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당신의 기억 속에서영영 사라지기 전에후회가 지배하기 전에 사랑이 멀어지면식고 만다는 것을사랑이 떠나가면돌아오기 어렵다는 것을 늦으면 시간이 사라지고늦으면 시간이 소멸하여당신과 난 후회로만남을 것입니다 난 항상 이곳에이대로 서 있겠습니다 2019. 3. 1.
아부틸론 아부틸론 당신을 사랑합니다.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언제나 내 심장의 깊은 곳에서터 질듯이 용솟음쳐 솟아오르는열정과 떨림을 담아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이전부터 사랑했고지금도 사랑하며영원히 당신만을사랑할 것입니다 아부틸론의 꽃말처럼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2019. 2. 24.